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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에서 3년 만에 이름을 알게 된 꽃, 자주꽃받침 정원을 가꾸다 보면 이름을 알고 심은 꽃보다 이름도 모르고 키우게 되는 꽃들이 있습니다.어쩌면 그런 꽃들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지도 모릅니다.해들마루 정원에도 그런 꽃이 하나 있습니다.3년 전 친구가 아파트 베란다 정원을 정리하면서 작은 화분 하나를 건네주었습니다."이건 화분보다 땅에서 키워야 할 것 같아."그 말과 함께 내려보낸 나무였습니다.이름도 모르고 꽃이 피는지조차 몰랐습니다.그저 친구가 준 나무니까 죽지만 말아라 하는 마음으로 정원 한쪽에 심어 두었습니다.첫해도,둘째 해도,올해 봄까지도 특별한 변화는 없었습니다.봄이 되면 잎이 나오고 여름이 지나면 잎이 무성해지고 가을이 되면 낙엽이 지는 평범한 나무였습니다.그래서 저는 그 나무를 거의 잊고 지냈습니다.오늘도 정원을 돌며 풀을 뽑고 꽃들을 살피고.. 2026. 6. 11.
해남 땅끝 대흥사 순례길, 6월의 숲길에서 만난 고요한 향기 6월의 사찰 순례길은 전라남도 해남의 대흥사였습니다.4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의 분주함이 모두 지나간 뒤여서인지 대흥사는 참으로 한적했습니다. 사람들의 발길보다 먼저 들려오는 것은 숲에서 흐르는 물소리였습니다.졸졸졸 흐르다가 어느 곳에서는 콸콸 힘차게 쏟아지는 계곡물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이름 모를 새들의 노랫소리가 어우러져 마치 자연이 들려주는 음악회 같았습니다.이번 순례길은 관광이라기보다 명상에 가까운 시간이었습니다.천년고찰 대흥사의 역사대흥사는 전라남도 해남군 두륜산 자락에 자리한 대한불교조계종 제22교구 본사입니다.창건 시기는 정확하지 않지만 신라 진흥왕 때인 6세기 무렵 창건되었다는 설이 전해집니다.처음에는 '한듬절' 또는 '대둔사'라 불렸으며 이후 현재의 대흥사라는 이름으로 .. 2026. 6. 9.
내 정원의 장미를 기다리며, 장미를 보러 갔다 내 정원의 장미는 아직 기다림 속에 있다. 그래서 먼저 피어난 장미를 보러 갔다. 남의 정원을 구경하러 간 것이 아니라, 내 정원의 내일을 미리 만나러 간 길이었다. 장미밭에 들어서니 하얀 장미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순백의 꽃잎은 말이 없었지만 그 고요함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하얀 장미는 화려하게 소리치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피어 있으면서 주변의 색을 더 또렷하게 만들어 준다. 분홍 장미는 또 달랐다. 부드럽고 따뜻했다. 막 피어나는 꽃잎 사이로 햇살이 살짝 내려앉은 듯했다. 분홍 장미를 보고 있으면 정원도 사람처럼 표정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어떤 꽃은 반갑게 웃고, 어떤 꽃은 조용히 위로하고, 어떤 꽃은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린다. 붉은 장미 앞에서는 잠시 걸음을 멈췄다. 붉다는 말 하나로는 부족.. 2026. 5. 31.
삼척의 새벽 바다, 운해와 파도소리 그리고 잿빛 하늘 삼척의 새벽 바다는 조용했습니다. 해가 뜨기 전의 바다는 낮의 바다와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늘은 잿빛이었고, 운해는 낮게 내려앉아 바다와 하늘의 경계를 흐리게 만들었습니다. 해도 보이지 않았고, 달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바다는 어둡지 않았습니다. 잿빛 하늘 아래에서도 바다는 자기만의 빛을 품고 있었습니다.파도는 조용히 밀려왔다가 다시 물러났습니다. 철썩이는 파도소리는 새벽 공기 속에서 더 선명하게 들렸습니다. 사람의 말소리도 적고, 자동차 소리도 멀리 물러난 시간. 그 시간에 들리는 파도소리는 혼자 듣는 자연의 음악 소리인듯 미동도 않은 채 가만히 듣고 있자니 마치 바다가 혼자 자기 일을 하고 있는 소리 같았습니다. 삼척의 새벽 바다는 화려하지 않았습니다.푸른 하늘도, .. 2026.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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